오늘의 일기 Diary of the day

오늘의 급식. 급식실 作. 2016.2.15

1. 주말에는 출가한지 거의 6년만에 본가에 다녀왔었다. 외할머니께서 위독하다고 금요일에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그렇잖아도 본가에 방문해야지 했는데 그렇게 내려가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기차 타고 대구역에서 내려 상인역으로 가니 동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의 귀염귀염한 얼굴과 달리 이제는 나보다 나이들어보이는 그런 얼굴에, 헬스한다고 우락부락해진 몸. 

여튼 병원에 가니 외할머니께서 누워계셨는데 이미 의식이 없으셨다. 간병하시던 이모님께 인사드리고 잠깐 이야기 나누었는데, 1월쯤 요양원에 가 계시다가 설 전에 감기기운이 약간 있으셔서 병원 입원하시고 설 지나면 나으시겠지 했는데 갑자기 폐렴이 진행되어서 폐 한쪽은 이미 죽었고 의식도 거의 없으시다고. 

그나마 지난 수요일쯤까지 상태 상당히 안 좋아져서 오늘내일 하시다가 화광반조처럼 잠깐 좋아지신 상태. 일단 3시쯤에 이모님과 교대하기로 하고 동생과 나가서 먹고 싶다던 돈까스 사 주고,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안 보던 사이에 동생은 식사량이 엄청나게 늘었다. 반면 나는 속이 별로 안 좋아서 먹는둥마는둥.

3시에 이모님과 교대하면서 외할머니 수분공급 겸 입만 축여드렸는데, 가끔 박수를 치시더라. 두 눈 다 뜰 힘이 없으셔서 두 눈 다 감고 계시다가 가끔 한쪽 눈 뜨시다가, 아주 가끔 두 눈 다 뜨실 때도 있고. 알아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자주 몸 만져드리고 이마에 뽀뽀해드리고. 오후 늦게는 산소포화도가 떨어져서 코에 산소튜브 연결... 다행히 다시 올라갔다.

저녁에 부모님과 할머니 오셔서 간단히 인사 나누고 근처 복어집 가서 저녁 먹은 후 할머니댁에서 잠시 시간 보내다가 본가로 갔다. 집의 전체적인 구조는 변함없었지만 더 낡아졌고, 벽에는 성경구절들이 잔뜩 붙었고... 차 한잔 놓고 이야기 하는데 아버님과 재열이도 교회로 갔더라. 다행히 어머니와 달리 동생과 아버지는 종교에서는 융통성이 있어서 마찰이 없었지만 어머니와는 가족은 종교가 통일되면 좋다. 그러니 너도 교회 가자부터 시작해서, 과거에 내가 왜 나갔는지 해명을 요구하시던데. 그러면서 분위기는 싸해지고 감정이 격해지는데 동생이 어머니 그만하시라고 제지를 했다. 

그렇게 어찌되었건 동생덕분에 그래도 분위기는 살짝 풀어졌고, 나는 동생 방으로 가서 새벽까지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동생 말로는 부모님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는데, 내가 오니까 다시 예전모습을 보이셔서 동생도 당황스러웠다고. 집은 가족이 오면 편안함이 느껴져야 할 텐데 예전이랑 똑같았다. 압박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그나마 문을 닫아놓으니 동생방이 나았다. 동생도 나 나가고 나서 부모님과 많이 이야기 하면서 다투기도 하고 그랬다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7시 40분쯤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문자가 왔다. 전날 의식은 없으셨어도 살아계실때 뵈어서 다행이었다. 동생과 아침 간단히 챙겨먹고 짐 좀 챙겨서 장례식장으로 갔다. 도우미분들 오시기 전에 간단히 정리 좀 하고 음식 차려놓고. 다른 이모님들과 이모부님들과도 오랜만에 뵙고 인사드렸다. 이종사촌 형, 고종사촌 형 둘 다 얼마 전 결혼했다고 들었다.

도우미분들 오신 이후에는 나는 딱히 할 일은 없었다. 3시 30분쯤 내려가서 입관 지켜보고 마지막으로 외할머니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맞추는 것으로 작별인사. 4시쯤에는 다니시던 교회에서 사람들이 와서 추모예배를 하고 가셨다. 나는 5시 반쯤 동생과 근처 파파이스에서 같이 저녁 먹고 헤어진 후 상경. 가기 전 동생이 이니스프리 화장품 세트를 선물로 줬다. 자기가 써 봤는데 좋다면서. 앞으로 가족 중 동생과 제일 자주 연락하지 싶다. 훌륭하게 잘 커줘서 너무 고맙고, 잘 버텨줘서 고맙고. 

외할머니는 이제 화요일에 화장 후 외할아버지께서 잠들어계시는 곳 근처에 수목장을 하실 예정이라 한다. 이제야 함께 하시겠구만요. 부디 저 세상에서 행복하소서.  

2. 
 작년 말에 주문했던 기본교육과정 교과서와 지도서들이 도착했다. 이제 올해는 이것들로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책이 두꺼운 것은 스티커 등의 자료와 책 2권이 학년군별로 묶여 있어서 그렇다.

3. 오늘 내 후임으로 오실 특수교사분 면접이 있었는데, ㅅㅈ에서 온 분이 되셨다고. ㅅㅈ감님 추천을 받았다고 하던데 흠. 여튼 축하드립니다. 빨리 오셔서 인수인계받아가세요. 

4. 점심먹고 앤드류와 또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번 그 일에 대해 다른 쪽으로 연락이 와서. 시간을 준 후 그 후에 대답을 듣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5. 오늘 개별화교육계획 성취도결과 작성한 것을 내부결재 올리고, 직접서명도 받았다. 감님께서 자세히 적었다고 칭찬하심. 이제 남은건 통학비와 방과후 특기적성비 지급, 인수인계.

6. 경기도는 참 물가가 높다. 집값이 ㄷㄷ하고 전세는 갈수록 사라지고.

덧글

  • 2016/02/15 22:3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2/15 23:2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코토네 2016/02/16 00:03 #

    1.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 병원에서 외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나뵈고 며칠 후에 돌아가신 기억이 나네요... ㅠㅠ
  • 알렉세이 2016/02/17 09:12 #

    살아계실때 얼굴을 뵐 수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셨겠습니다.ㅠㅠ
  • Mirabell 2016/02/16 01:55 #

    장례식장을 다녀오시게 된거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경기도는 재래시장 물가를 제외하면 모든게 다 지방보다 비싼것 같습니다. 칠곡으로 내려와서 살다보니 지인들이 없다는걸 빼면 먹고 사는것만 보면 그럭저럭 살만하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알렉세이 2016/02/17 09:14 #

    감사합니다.

    경기도는 보면 생각등이 좀 더 열려있는 부분이 많던데, 물가는 노답...
  • 소년 아 2016/02/16 08:54 #

    명복을 빕니다.
    경기도는 수도권 지역이라서.... 서울 따라 가죠.
    이번 한 해 무탈하시길:)
  • 알렉세이 2016/02/17 09:13 #

    감사합니다.

    참새가 황새따라하면 다리 찢어질텐데 말여요. 끄응
  • 별바라기 2016/02/16 22:39 #

    명복을 빕니다.
  • 알렉세이 2016/02/17 09:13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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