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구는 먹을 것이 없다.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말들 합니다. 하지만 찾아보면 맛있는 음식이 있고, 숨어있는 맛집 또한 많습니다. 대구시 자체에서도 대구10미라 하여 10가지 음식을 선정해 널리 홍보하고 음식점의 깨끗, 친절, 맛을 평가해 추천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대구 10미중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뭉티기를 먹고 왔습니다. 외지인에게도 거침없이 추천할 수 있는 음식이지요. 뭉티기는 생고기를 대구지역에서 일컫는 말이며 전라도 쪽에서는 생고기라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뭉티기든 생고기든 혼용해서 쓰지만요. 그 외 육사시미라는 호칭이 있으나 잘 쓰이지 않는 편입니다.
뭉티기는 소 뒷다리 안쪽 허벅지 부위의 처지개와 함박살을 주로 사용합니다. 한 덩어리 무게는 약 4㎏정도 됩니다. 처지개는 힘줄이 많고 쫄깃하고 윤기가 나지만 선별이 어려운 단점이 있지요. 요즘은 힘줄이 적은 함박살이 선호되는 추세라 합니다. 생고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색되지요. 그러면 육회로 요리해 내놓습니다.
대구에서 뭉티기를 취급하는 곳은 송학구이, 녹양구이 등의 체인점과 왕거미, 백합, 극동, 장원, 부엉이 등의 단일식당이 포진해 있습니다.
어제는 이웃 블로거이신 모라토리엄님(http://redmoe.egloos.com/)과 함께 뭉티기 잘하는 숨은 곳인 장원식당에 다녀왔습니다. 4시 반에 교보문고 앞에서 뵙고 인사드린 후 쪼매 걸어서 장원식당으로 ㄱㄱ씽. 훤칠한 훈남이시던데요?ㅎㅎ
동인동 찜갈비 골목의 끝자락에 위치.
5시쯤 되어 도착했는데 사장님께서는 한참 고기 손질하시다가 맞아주십니다. 이런 테이블이 세 개 있었는데 그 중 문에 가까운 쪽을 택해 앉습니다.
오후 5시였는데 우리가 첫 손님이었어요. 우리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들이
밖은 추적추적 비가 옵니다.
사실 비오는 날은 날것. 그러니까 회나 육회, 생고기는 잘 땡기지 않지요. 의도치 않게 헛점을 노린게 될까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생고기를 기다립니다.
자리가 매우 좁습니다.
사진 좌측 구석의 한 테이블과 우리가 앉은 한 테이블, 그 사이에 한 테이블이 다이며 그 이후에는 방에 들어가거나 날이 맑으면 바깥에서 파라솔테이블 펼쳐 먹을 수 있긴 합니다. 혼자서 고기 손질하고 부랴부랴 반찬 내시고 얼마나 바쁘시던지.
이쯤에서 적절한 모라토리엄님의 아이패드 자랑샷.
아직은 군인의 신분이지만 전혀 군인같지 않은 민간인.ㅎㅎ 모라토리엄님의 아이패드는 인기가 많았는데요. 저도 신기했지만 옆 테이블 분들과 심지어 사장님도 뭐냐면서 신기해 하시더군요. 역시 과학의 발달은 따라잡기 힘들어.(후)기본찬. 통으로 씹어먹을 수 있는 조그만 게조림, 부속물, 기름장
세 테이블 한꺼번에 같이 내어 주셨습니다. 소주 찾는 분들이 대다수인지라 우리 테이블에도 소주를 내어 주셨습니다만 모라토리엄님은 목이 안 좋으셔서, 저는 소주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반납.
조리대에 참기름 병을 내어놓고 쓰시는데 참기름 인심이 과할 정도로 듬뿍듬뿍 부어 주십니다.
12시부터 시계방향으로 천엽, 간, 등골, 지라.
꼬꼬마 게 조림.
먼저 간부터. 부드러우면서 고소합니다.
그냥 먹어도, 기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어요. 간은 금새 다 먹어치우고 입맛만 다셨긔.
그냥 먹어도, 기름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어요. 간은 금새 다 먹어치우고 입맛만 다셨긔.
간은 영양가가 높기 때문에 몸이 약한 분들의 보신에도 좋습니다. 신선한 생간은 씹을수록 고소함이 더하지요. 사실 생고기부터가 신선도가 중요합니다만.
지라. 부들부들하면서 간보다 조금 더 성기게 씹힌달까.
천엽. 오돌도톨하면서 쫄깃한 그 촉감이 별미.
천엽은 소의 세번째 위인 겹주름위를 가공한 음식입니다. 그 주름에 끼어있는 분비물들을 물로 깨끗이 씻어주고 천일염을 적당하게 넣고 손으로 주물러서 물에 여러 번 헹군 다음 깨끗한 물에 담궈 물을 갈아주며 한동안 두면 냄새가 제거 됩니다. 그 후 낼때는 물기를 꼭 짜서 기름장과 같이 내면 됩니다.

모라토리엄님은 사양하시다가 나중에 하나 드셨는데 어째 억지로 권한 느낌이라 죄송스러워요. 그래도 자꾸 드시다 보면 나중엔 잘 드시게 되겠지.=ㅅ=

등골입니다. 매끈, 부들, 고소. 이 세 단어로 요약가능.귀염귀염한 게 조림. 짜진 않고 살짝 매콤한 양념과 껍질째로 씹어먹는 그 촉감은 참 좋아요.
모라토리엄님은 사양하시다가 나중에 하나 드셨는데 어째 억지로 권한 느낌이라 죄송스러워요. 그래도 자꾸 드시다 보면 나중엔 잘 드시게 되겠지.=ㅅ=
원래 조리대가 좁아서 불을 쓰는 반찬을 잘 안내셨는데 이제 해 주시는군요. 탕국.
제사때 먹던 그 탕국보다 더 맛있었어요. 모라토리엄님이랑 둘이서 명절날 막 사장님 데려가서 탕국해주세요~ 하고싶다며 웃고.
국물이 담백하면서 부드럽습니다. 좋아요.
두부와 고기도 괜찮더군요.
드디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뭉티기 등장. 이 붉은 때깔 좀 보세요. 어찌나 고운지요.
뭉티기는 힘줄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 작업이 정말 수고스럽습니다.
고기에 힘줄이 얼마나 남아 있나를 보고 이 가게의 뭉티기손질정도를 알 수 있지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기에 힘줄이 얼마나 남아 있나를 보고 이 가게의 뭉티기손질정도를 알 수 있지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기 오면 다들 한번쯤 하는 접시 90도 회전 샷. 뭉티기가 얼마나 찰진가를 보여줍니다.
그 다음은 180도. 완전 뒤집기 샷인데 내가 잡을까 모라토리엄님께 부탁할까 서로 얼굴 보는 도중 사장님 난입!
아이고 내가 해줄게! 후딱 찍어라 마!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 찍고 총알같이 조리대 가셔서 준비하시는 사장님. 손님들 오면 이걸 하도 많이 해서 다 예상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뭉티기용 장. 장원은 사장님이 참기름을 과할 정도로 넉넉히 부어주시기 때문에 조금 따라내는게 낫습니다.
그 자체로도 괜찮긴 합니다만 참기름이 과하면 자칫 쓴맛이 날 수 있으니까요.
그 자체로도 괜찮긴 합니다만 참기름이 과하면 자칫 쓴맛이 날 수 있으니까요.
섞고 살짝 맛을 봅니다. 적당히 매콤하니 킹스딘에서 내왔던 뭉티기 장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때는 아무 맛이 안 났거든요.
그때는 아무 맛이 안 났거든요.
일단 뭉티기장을 찍어서 한 입.
찰집니다. 찰져요. 모라토리엄님 표현대로 마치 산낙지를 씹는 듯한, 저는 찹쌀떡을 씹는 듯한 그 찰짐. 입에 착착 들어붙네요. 뭉티기장의 고소함과 매콤함도 잘 어우러집니다. 아마 옆에 누군가 일어서서 지나갔더라면 궁디를 한대 치며 '찰지구나!' 드립을 시전했을지도?! 이렇게 뭉티기장에 묻어놓으면 장이 배여 찍어먹는 것과는 또 살짝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연한 흰색의 힘줄이 보입니다.
완벽하게 제거하기란 힘든 일입니다. 이쪽에선 왕거미, 백합쪽이 거의 깔끔하게 제거하는 신기를 보여줍니다.
냉이무침과 열무김치.
국물이 조금 더 많았으면.. 국물이 시원하던데.
보통 봄 냉이를 생각하는지라 약간 의외였지만 향과 맛은 참 진하더군요.
그리고 육회가 나왔습니다. 얼씨구 절씨구
이때쯤 우리는 뭉티기를 다 해치우고 육회로 2차전에 돌입합니다.
모라토리엄님이 잡아주셨는데 흔들렸...(잡아줬는데 왜 찍질 못하니)
숟가락에 담으면 먹기도 편하고 모양새도 나고.^^
고기는 전체적으로 담백했는데 배를 빼고 따로 먹어도 씹으면 끝에 고소함과 함께 살짝 달짝지근한 맛이 느껴집니다. 조리대에서 직접 고기를 써는 모습을 보아서 아마 배의 단물이 배였거나 씹으면 나는 단맛이겠지요. 물론 배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었습니다.
저와 모라토리엄님 모두 속으로 '밥 한 그릇만 있었으면'하면서 밥 비벼먹고싶다고 그랬지요.ㅋㅋ
탕국 한 그릇 더 부탁드렸습니다.
원래 한 접시만 주문하면 잘 안해 주는데 육회까지 주문해서 줬다고.ㅎㅎ 따끈하게 데워주시니 황송하여이다.
원래 한 접시만 주문하면 잘 안해 주는데 육회까지 주문해서 줬다고.ㅎㅎ 따끈하게 데워주시니 황송하여이다.
탕국 고기도 의외로 씹는 맛이 괜찮았어요.
늦게 주신 콩나물무침. 깔끔하니.
마찬가지로 너무 늦게 주신 삶은 땅콩.ㅠ
잘 먹었습니다.
생고기로만 배를 채우는 날이 올 줄이야.ㅋㅋ 뭉티기의 판단은 힘줄이 얼마나 잘 제거되었는가. 생고기가 얼마나 신선한가로 할 수 있겠습니다. 생고기가 찰지지 않고 흐물흐물할 경우 사후연화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있지요. 이정도면 뭐..
굳이 장원이 아니더라도 왕거미, 백합 등이 있습니다만 일단 뭉티기 가격은 여기가 싼 편입니다.(예로 왕거미의 뭉티기는 33000원입니다.) 뭉티기 28000원, 육회 28000원이고 카드 안됩니다. 오직 현금. 오픈은 오후 4시 반이지만 고기 손질을 계속 하시기 때문에 쪼매 더 기다리셔야 할 겁니다. 9시에서 10시 사이쯤 문을 닫습니다.
주문은 미리하시는 편이 좋고, 주차는 골목에 알아서. 생고기는 그날 손질한 고기가 다 떨어지면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습니다. 자리가 좁으니 예약하면 편하지요. 월요일에서 목요일은 고기가 그나마 많은데 금요일은 소를 몇 마리 잡지 않기 때문에 고기가 적습니다. 다른 곳도 그렇듯이 주말에는 뭉티기를 취급하지 않습니다. 도축하지 않으니까요.
위치. 동인동 찜갈비골목과 가깝습니다.
2차는 모라토리엄님과 겐조로.






덧글
부엉이식당도 궁금합니다ㅎㅎ가보고 올려주세요ㅎㅎ
뭉티기맛 궁금해요ㅠㅠ
서울에도 뭉티기 하는집이 몇군데 없다고!
대구에 맛집이 없다구요?
누가 그래요?!?!?! 도대체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