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성 좋은 미생물 - PCB 분해자 미생물/의학/독

허드슨 강은 아디론댁 Adirondack 산에서 시작하여 번잡한 뉴욕 항구까지 흘러내리는 물줄기로 세계에서도 중요한 하천에 속한다. 이 강은 모호크 강의 계곡과 더불어, 캐나다와 국경을 마주한 오대호와 대서양 연안의 빅 애플 Big Apple을 이어주는 고속도로를 안고 있다. 500킬로미터에 달하는 이곳은 교역과 운동 및 여가 장소로 유명할 뿐 아니라 수력 발전의 요지이자 훌륭한 풍광을 갖춘 명소로도 중요하다.
뉴욕을 가로지르는 허드슨 강



이것뿐만이 아니다. 허드슨 강은 이제 상당한 과학적 흥미로움과 숨겨진 가치를 지닌 채 놀랍고도 예상치 못했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매우 북적거리는 이 수로의 바닥에는 PCB(Polychlorinated biphenyl)를 분해하는 미생물들이 있다. 일찍이 산업에서 이용되어 온 화학물질인 PCB는 분해와 가공이 어렵고 위험한 물질이다.
PCB의 화학구조

이미지 출처 : http://www.chem.unep.ch/pops/POPs_Inc/proceedings/bangkok/FIEDLER1.html


1970년대에 사용이 금지될 때까지 PCB는 경화제, 가소제, 열 전도체 등 여러 용도로 널리 쓰였다. 또한 이것의 독특한 성질을 이용하여 탄소 없는 제 1세대 복사지를 제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몇 년간의 관심과 논쟁을 통해 PCB가 생물권에서 동물을 비롯한 다른 생명체에게 미칠 잠재적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고조되었고, 결국 산업적인 사용이 금지되었다.

PCB에 대한 걱정거리는 무엇보다도 분해의 어려움에 있다. 이것은 환경 속에 그대로 남아서 오랫동안 동식물들에게 독성을 나타낸다. 실제로 사용이 금지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PCB는 여전히 우리 주변의 바다와 흙 속에 잔존하고 있다. 그래서 이 물질은 1988년 바다표범을 죽게 만든 전염병의 발생 원인 혐의를 벗지 못하고 있다. 이 일은 북유럽 바다에서 18,000마리의 바다표범이 모빌리 바이러스 Mobillivirus라 불리는 미생물에 감염되어 죽은 것을 말한다.

모빌리바이러스 Mobillivirus


이 죽음이 PCB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PCB가 먹이와 함께 바다표범의 몸 속에 들어가 지방에 축적되었다가 다시 혈액으로 방출되어 동물의 면역 능력을 떨어뜨렸을 것이라는 추리는 일리가 있다. 이렇게 바다표범은 바이러스에 민감해졌고 결국에는 북해와 그 근처에서 엄청나게 희생되었다. 안타깝지만 이와 같은 유해성은 분명히 지속될 것이며 이러한 집단 폐사가 반복될지도 모른다.
모빌리 바이러스로 인해 죽은 돌고래


PCB가 완전히 영구적인 물질이라는 것 - 다른 것들은 단기간에 분해되거나 아니면 수시로 수없이 많은 물질로 분해되어 환경속에 확산된다 - 게다가 허드슨 강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환경학자와 분자생물학자들은 PCB가 근본적으로 세균이나 곰팡이같은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다른 물질들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거나 그 독성을 잃어 자연적 또는 <비자연적>방법을 통해 생물권으로 환원된다.) 따라서 이스트 랜싱 소재 미시간 대학교 작물 및 식물과학과의 존 퀸슨 John Quensen과 그 동료들이 PCB를 공격하는 세균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뒤에 생물학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발견이 오염된 물에서 PCB를 제거하는데 사용할 새로운 개체의 개발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사실 역설적이게도 이 곳이 허드슨 강이었기 때문에 이 미생물이 발견될 수 있었다. 허드슨 강에서 이 미생물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이 강 역시 개발 지역의 다른 주요 수로들과 마찬가지로 산업 공해로 오염되었음을 의미했다. 강에 사는 수많은 종류의 미생물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각종 유해 물질을 분해해 왔다. 그러나 PCB는 적은 양이나마 계속 남아 있었고, 이것이 <선택 압력 Selection Pressure>으로 작용하여 미생물로 하여금 이 물질을 안전한 물질로 바꾸는 능력을 개발하도록 했다.

어느 시점엔가 독특한 변이가 일어나 PCB를 분해할 수 있는 세균이 나타났고, 이 세균이 경쟁적인 이점을 확보했을 것이다. 이 미생물은 다른 계통의 자리를 점유했고 드디어는 PCB를 분해하는 1조 마리의 군집을 이루게 되었다. 미생물이 이렇게 집단 변화를 이루는 과정을 <수평 진화 Horizental Evolution>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한 세균이 다른 세균에게 플라스미드 Plasmid(DNA의 작은 조각)를 전해준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항생 물질에 대한 저항성과 같은 새로운 능력도 전달한다. 그러나 PCB를 분해하는 미생물에게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허드슨 강 이야기의 핵심은 PCB의 염소 원자를 제거하는 미생물의 출현이다. 이 능력을 가진 세균은 혐기성을 띠어 산소가 없는 곳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이들도 PCB를 완전히 분해하지는 못한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고작 PCB에서 염소를 떼어내 다른 분자로 바꾸는 것 뿐이다. 그러나 이것마으로도 원래의 PCB가 가진 독성을 현격하게 줄일 수 있으며, 이어서 호기성 세균이 이것을 더 작게 쪼갠다. 달리 말하면 혐기성과 호기성 미생물이 연속적으로 짝을 이루어 허드슨 강 바닥의 PCB를 분해하여 안전한 물질로 바꾼다. 그렇지 않으면 PCB는 대단히 저항력이 큰 화학 물질로 계속 남게 된다. 하수 처리 공정이나 다른 인공적인 상태에서 둘을 짝지어 놓는다면 오염된 물에서 PCB를 제거하는 그 기본 성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미생물 탐식자 집단이 허드슨 강에서 변이에 의해 나타났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와같은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한다. 이러한 변이가 수시로 일어났다면 PCB는 환경 오염 문제로 대두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한 퀸슨의 발견이 <생물권에 포함된 생명은 이처럼 다양하고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가 산업화를 추구하면서 선택한 어떤 화학적 손상이라도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해 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례는 미생물 세계가 지닌 엄청난 대사 융통성의 또다른 예를 보여 주었다.
올해 2월 일본에서 실시된 촉매 3가지를 이용한 PCB의 분해
이미지 출처 및 추가자료 : http://radar.ndsl.kr/tre_View.do?cn=GTB2009020411


참고문헌 : 미생물의 힘 Power Unseen 
모빌리 바이러스로 인한 포유류들의 죽음 관련 추가 자료 : http://www.cram.org/eng/mam_cet_regresio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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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운향목 2009/07/16 09:11 # 답글

    이런걸 창조론자에게 보여주면 뭐라고 할까요-ㅅ-...?
  • 알렉세이 2009/07/16 22:15 #

    이것도 신의 뜻이다!!!
  • 레일리엔 2009/07/16 09:18 # 답글

    이건 뭐시랄까;; 이해는 잘 안가지만;; 뭐랄까, 자연들도 자기 나름대로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거 같네요;; 저걸 분해할수 있는 녀석이 나오는걸 보니까 말입니다;

    참 뭐시랄까 인간이 저지른걸 자연이 회복해준다니 좀;; 미안하달까;;
  • 알렉세이 2009/07/16 22:16 #

    자연은 스스로 살 길을 찾습니다. 다만 인간이 파괴하는 것에 비해 그 속도가 느려서 그렇죠.
  • 미도리™ 2009/07/16 09:40 # 답글

    헐 이런 전문적인 포스팅을 보니 머리가...
  • 알렉세이 2009/07/16 22:16 #

    한때 미돌님의 책 리뷰 블로깅에 비하면 ㅎㄷㄷㄷ
  • bluexmas 2009/07/16 12:33 # 답글

    전문적인 얘기는 잘 모르겠지만, 허드슨 강의 바람이 참 기억에 많이 나요. 3월에 뉴욕 갔을때 였는데 그때도 꽤 춥더군요.
  • 알렉세이 2009/07/16 22:16 #

    아아...허드슨 강 가서 낚시질 하고파요.
  • 가젤 2009/07/16 12:43 # 답글

    왠지 덧글들이 재미있습니다...
  • 알렉세이 2009/07/16 22:17 #

    그죠. 보통은 본문보다 덧글에 관심들이 쏠릴 때 '본문관광'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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