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물전의 무기로 쓰이며 사람과 꿀벌에게 치명적인 미생물이 도대체 부활절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바로 세라티아 마르체센스 이야기이다. 이 세균은 해가 없어서 학생들이 악수할 때 미생물이 어떤 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지를 관찰할 때 사용될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 균이 뇌막염에서 골수염까지 일으킨다고 알려졌으며, 마약 중독자나 환자들에게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고 한다.
[사진 출처는 : http://www.microbelibrary.org] ->운향목님의 트랙백을 따라가 포스팅하신 것에서 가져왔습니다.(09.6.25 추가)
이 별난 미생물의 역사는 기원전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피타고라스는 때때로 식료품에 나타나는 핏빛 얼룩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원전 332년 알렉산더 대왕이 이끈 마케도니아 병사들이 페니키아 튀루스(지금의 레바논)을 에워싸고 있을 때에도 그들이 먹던 빵이 때떄로 핏빛으로 얼룩졌다. 마케도니아의 한 예언자는 이 기괴한 현상이 곧 튀루스 시 전역에 피가 흐르고 알렉산더가 승리할 증거라고 하였다.
나중에는 <피 흘리는 성체>가 가톨릭의 전설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성찬식 빵이 핏방울로 더럽혀진 것이라고 여겼다. 이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몇몇 도시에서 집단 살해되었던 불신자 유대인들이 보복하기 위해 빵을 찔러댄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렇지만 점차 이 핏빛은 빵이 변질되어 나타나는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264년 성찬 예물 기적에 의문을 품은 이탈리아 볼세나 Bolsena의 한 신부가 미사를 드리면서 빵을 쪼갰을 때, 예복 위로 핏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기적을 믿게 되었다. 이것은 바티칸에 있는 라파엘의 작품 [볼세나의 미사]에 그려져 있다.

젊은 약사인 바르톨레메오 비치오 Bartolemeo Bizio는 1819년에 처음으로 이 <피>에 대한 진실을 찾아냈다. 그는 이탈리아 농부들이 폴렌타 Polenta라고 부르는 옥수수죽이 핏빛으로 변한 것을 보고 그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모두 신의 징벌이라며 두려워했다. 하지만 사실 이 폴렌타는 기근 때문에 2년 동안 저장했던 옥수수 가루로 만든 것이었고, 비치오는 이 핏빛이 미생물(그는 곰팡이라고 잘못 생각하였다)의 색소에 의한 것이라고 증명하여 그 신비로움을 떨쳐버렸다. 비치오는 이것을 이탈리아의 유명한 물리학자 세라피노 세라티 Serafino Serrati의 업적을 기리며 - 그가 최초로 증기선을 개발했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 그의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비치오는 뒤에다 <쇠퇴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마르체센스(marcescens)>를 덧붙였는데, 이것은 이 색소가 빛에 민감해서 실제로 금세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마력을 잃은 이 기적의 일꾼은 그제서야 비로소 환경 속에서 미생물이 어떻게 퍼져가는지를 보여주는 실용적인 <표적 미생물>로 자리잡았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실험을 살펴보자. 우선 세라티아 마르체센스를 배양하고 한 학생이 배양지에 손을 짚었다가 다른 학생과 악수를 한다. 이 학생은 세 번째 학생과 악수를 하고 세 번째 학생은 네 번째 학생과 악수를 한다. 이런 식으로 악수를 12번이나 20번 정도까지 계속하고나서 악수를 했던 각각의 손을 면봉으로 닦아내 영양 배지에 접종하여 세균을 배양한다. 새곳를 만들어내는 세라티아 마르체센스가 비록 몇 마리이긴 하지만 거의 마지막 사람에게서까지 나타난다.
1906년에는 고돈 M.H. Gordon 박사가 세라티아 마르체센스가 들어있는 물로 양치를 하고 하원에서 셰익스피어의 문장 몇 구절을 암송했다. 배양 용기를 흩뿌리지는 않았지만 그곳에 있던 의원들의 의자에는 곧 아주 밝은 선홍색이 나타났으며, 이것은 고돈 박사가 서 있는 곳으로부터 의회의 다른쪽으로 세라티아 마르체센스가 퍼져나갔음을 의미했다. 이 예는 말하거나 기침할 때 또는 심지어 코를 골 때에도 세균이 공기를 통해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증거 중 하나이다.

[출처는 : http://www.muski.com/muski_report.htm] 전자현미경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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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70년대 말 세라티아 마르체센스는 악명을 얻었다. 1950년과 1966년 사이에 미국 육군에서 세균전을 훈련하면서 8개 지역에 이 균을 뿌렸다. 이 중 세 곳은 뉴욕의 지하철, 샌프란시스코, 플로리다의 키웨스트였다. 기술자들은 움직이는 열차로부터 미생물이 포함된 전구 모양의 용기를 떨어뜨린 후 이 균의 전파 정도를 측정하였다. <뉴스데이>의 기사를 시작으로 이 실험의 세부 사항이 일반인에게 알려지자 펜타곤에서는 이 균이 사람에게 감염되거나 또는 사람을 죽게 하는 일이 아직까지 없었다고 발표하였다.

[출처는 http://christinahung.net]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로 그린 미국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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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세균이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1964년에 한 병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수백 수십 건까지 감염된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 이 종과 비슷한 다른 세균에 의한 감염이었고 단지 3건만이 세라티아 마르체센스에 의한 것이었다. 면역력이 약해졌다거나 다른 요인들로 환자가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하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그러한 상황을 제외하면 이 균은 거의 해가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 자료들은 완전하지 않은 기초 위에 세워진 것 같다. 그래도 이 균에 의한 병이라고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미생물이 혈관에 침입했다는 임상 기록은 1968년까지 겨우 15건만 남아 있지만, 어떤 전문가는 1968년부터 1977년까지 비슷한 증상을 한 병원에서만 76건이나 기록했다. 최근 알려진 바로는 혈관 주사를 놓는 마약 중독자나 병원의 입원 환자처럼 특수한 상태에서는 세라티아 마르체센스가 사람에게도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킨다고 한다. (꿀벌을 공격한다는 것도 알려졌다.) 그러다가 1989년 런던의 세인트 바솔로뮤 병원의 정신외과 병실에서 특이한 감염이 발생했다. 그 감염은 세라티아 마르체센스가 이전까지 잘 듣던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점점 강해져서 나타난 것이었다.

[출처는 http://www.hort.uconn.edu/ipm/veg/htms/cucrbinct.htm] 식물의 잎에 앉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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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티아 마르체센스는 결코 무해하거나 기적적인 미생물이 아니다. 핏빛 빵을 만드는 이 세균은 사실 기회주의자(이 균을 기회감염 병원체라 부른다)이며, 아마 앞으로 이것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미생물의 힘 Power Unseen





덧글
놀라운 생물학적 비밀이네요...